일론 머스크가 미국 정부 산하 효율성부서 활동에 들였던 시간을 줄이고 테슬라(TSLA)에 더욱 전념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다시 '테슬라 중심’ 전략으로 회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2025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27센트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45센트보다 감소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193억 4,000만 달러(약 27조 8,000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211억 1,000만 달러(약 30조 3,000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차량 판매 부문에서의 1년 새 20% 감소는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고, 이는 최근 테슬라 차량과 매장을 향한 반(反)머스크 성향 시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에너지 관련 사업 부문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27억 3,000만 달러(약 3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서비스 및 기타 부문도 전년 대비 15% 성장해 26억 4,000만 달러(약 3조 8,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에너지 저장 장치 설치가 전년 대비 154% 증가하면서 10.4GWh에 이르렀고, 가정용 에너지 저장 장치인 파워월(Powerwall) 설치량은 1GWh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이다.
차량 생산 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줄어든 36만 2,615대에 그쳤고, 인도 대수도 33만 6,681대로 13% 감소했다. 테슬라는 이번 생산 감소의 배경으로 모델 Y의 개선된 신형 버전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 설비 공사를 꼽았다.
현금 흐름 측면에선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자유현금흐름은 6억 6,400만 달러(약 9,560억 원), 영업현금흐름은 21억 6,000만 달러(약 3조 1,000억 원)로 집계됐으며, 3월 말 기준 현금 및 투자자산은 전분기보다 4억 달러 늘어난 370억 달러(약 53조 2,000억 원)에 달했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2025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 분기에 목표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차량 판매 감소, 수익성 압박, 글로벌 무역 정책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이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향후 전략적 투자 방향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신규 차량 생산과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며, 새로운 저가형 모델은 2025년 상반기 중 생산을 시작해 소비자 접근성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는 테슬라가 반등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제품 다각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