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고용보고서가 노동 시장의 둔화를 시사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여전히 노동 시장이 ‘탄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러한 발언에 시장은 반등하며 S&P 500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이번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비농업 신규 고용은 15만 1,000건으로 예상치였던 16만 건을 밑돌았다. 민간 부문에서는 14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으며, 정부 부문 고용도 1만 1,000건 증가했다. 그러나 연방 정부에서는 1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하며 감원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실업률은 4%에서 4.1%로 상승했으며,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 노동시장 둔화 속도가 점진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성급히 금리 인하를 결정할 필요가 없으며, 경제에 대한 더 명확한 신호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가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제이 로즈너는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라면서 "5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역시 "고용 둔화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연준이 향후 금리 정책에 유연성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 발표 직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5%로 반영했고, 5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43%로 예측했다. 올해 연준이 총 75bp(1bp=0.01%p)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71%로 나타났다.
보고서 발표 이후 S&P 500 지수는 장중 하락세에서 벗어나 보합권으로 진입했다. 이는 전날 1.8% 급락했던 시장 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정책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