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와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를 전통 금융체제에서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업계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국 블록체인 투자사 코인펀드(CoinFund)의 크리스토퍼 퍼킨스(Christopher Perkins) 사장은 19일 자신의 X(舊 트위터)를 통해 해당 보고서가 "무지와 오만, 공포에 기반한 위험한 결론"이라며 BIS가 오히려 전체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퍼킨스 사장은 BIS 보고서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암호화폐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인터넷과 같은 개방형 금융 네트워크이며, 이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BIS의 '격리(containment)' 전략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본질과 글로벌 규모의 24시간 실시간 거래 구조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BIS는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와 디파이의 자금 규모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가 규제 당국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퍼킨스는 이 같은 논리야말로 전통 금융권을 심각한 유동성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전통 금융은 거래 시간이 제한되지만, 디지털 자산은 365일 전 세계적으로 멈추지 않는다”면서 “이 둘을 단절시키는 것은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BIS의 권고안이 실제로 이행된다면, 이들이 방지하려는 시스템 리스크가 오히려 실현될 수 있다”며 "이를 단순히 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더 많은 사람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기술인 만큼,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규제 당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BIS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규제 방향 중 하나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적 통제를 강화하고, 디파이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안정성 영향 분석을 선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퍼킨스를 비롯한 업계 인사들은 이러한 접근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중요성과 확장성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