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4월 1일 장중 한때 1,866달러(약 272만 4,400원)까지 상승하며 24시간 동안 약 3% 이상 급등했다. 거래량 또한 27% 증가한 150억 달러(약 21조 9,000억 원)를 기록하며 단기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했다. 시장 전반의 기대감을 자극한 핵심 동인은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프라이버시 풀(Privacy Pools)’이 공식 론칭됐다는 소식이다.
프라이버시 풀은 이더리움 사용자의 온체인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동시에 불법 자금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 믹싱 프로토콜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개발업체 0xbow.io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직접 초기 예치에 참여해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시장의 강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부테린은 프라이버시 풀의 초기 연구 논문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기존의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가 범죄 자금의 세탁 통로로 이용되며 미국 정부 제재를 받은 바 있는 반면, 프라이버시 풀은 ‘연관집합(association set)’이라는 구조를 적용해 이른바 나쁜 행위자와의 연계를 대체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점을 들어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과 규제 준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모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상승 요인은 거래소 내 이더리움 보유량 감소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에 보관 중인 ETH는 약 1,830만 개로 이는 2016년 7월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한 달 동안 이더리움 거래소 보유량은 약 5% 감소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콜드월렛이나 스테이킹으로 이동시키며 유통 가능 물량이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장기 보유목적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축적 지갑(accumulation addresses)’으로의 유입량이 최근 몇 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향후 기관투자자 중심의 상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지갑은 비트코인 급등 시기와도 일치하며, 역사적으로 강한 반등 전조로 간주된다.
기술적 지표 역시 이더리움 가격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ETH 가격은 전통적인 V자 반등 구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1,900~2,000달러에 위치한 저항대를 돌파할 경우 2,100달러까지 추가 상승 여력을 열어둘 수 있다. 이는 현재 가격 대비 약 12%의 상승 여지다. 상대강도지수(RSI) 역시 3월 말 21 수준에서 현재는 56까지 뛰며 강세 재개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온체인 지표와 기술적 흐름은 모두 이더리움에 대한 단기 낙관적 전망을 지지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프라이버시 풀 출시와 비탈릭 부테린의 공개 지지, 공급 감소 현상, 긍정적인 수급 구조까지 포함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라 구조적 상승 전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