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 3인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부터 전면 사면했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역사에서 중대한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의 공동창업자인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벤저민 딜로(Benjamin Delo), 사무엘 리드(Samuel Reed)에 대해 전면 사면을 단행했다. 이들은 2014년 비트멕스를 공동 설립했으며, 미국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 위반 혐의로 2022년 유죄를 인정하고 수천만 달러의 벌금과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이들이 미국 고객에게 신원 확인 절차 없이 거래를 허용하고, 이를 통해 비트멕스를 불법 자금의 온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세 사람은 각자 1000만 달러의 형사 벌금을 납부하고, 총 3000만 달러의 민사벌금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납부했다. 헤이즈는 6개월의 가택연금, 딜로는 30개월의 보호관찰, 리드는 18개월의 보호관찰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번 사면은 비트멕스가 1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 합의로 법적 분쟁을 마무리한 지 약 3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백악관은 별도의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산업 규제의 재평가 흐름 속에서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딜로는 성명에서 “우리는 시대에 뒤처진 법과 정치적으로 이용된 규제의 희생양이었다”며 “이번 사면은 정의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비트멕스는 2014년 설립 이후 고레버리지 파생상품 거래로 급성장하며 전 세계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미국 고객에 대한 규제 미비로 인해 2020년 미국 법무부와 CFTC의 동시 수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미국 연방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자를 형사 처벌한 첫 사례 중 하나로, 디지털 자산 업계의 규제 기준을 형성한 주요 분기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