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 주리엔 티머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금의 시장 가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전략가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을 흡수하며 500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강한 낙관론을 펼쳤다.
29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의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 주리엔 티머(Jurrien Timmer)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금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티머는 사회관계망(SNS)에서 비트코인과 금의 성장 곡선을 비교하며, 비트코인이 파워 법칙 혹은 인터넷 확산과 유사한 S자 곡선을 따른다면 향후 10~20년 내 두 자산의 가치가 수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금은 항상 비트코인의 조용한 형으로 남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강경한 전망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세일러는 28일 열린 DC 블록체인 서밋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금, 부동산, 국부펀드 등 전통 자산 가치를 흡수해 최대 500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20세기 자산을 대체할 '디지털 하드머니'로 정의하며, 미국이 이 시장 가치의 25~30%를 선점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은 아직 세일러의 전망에 도달하기에는 험난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28일 기준 8만4000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금에 대한 상대 가치는 약 33% 줄어든 상태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무역 긴장 속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금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단기 조정 국면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기준 피델리티와 블랙록(BlackRock)은 총 8900만 달러 규모를 비트코인 ETF에 추가 투자했으며, 특히 피델리티의 FBTC 펀드는 971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단기 가격 조정과 관계없이 비트코인의 장기적 잠재력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이 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기관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언제' 추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티머는 '역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현재로선 금이 더 안정적이고 검증된 자산'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