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GOOGL)의 자회사로 출발한 의료 AI 스타트업 아이소모픽랩스(Isomorphic Labs)가 AI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6억 달러(약 8,64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는 오픈AI 투자사로 알려진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알파벳과 그 산하 벤처 투자 자회사 GV도 참여했다.
아이소모픽랩스는 구글 딥마인드를 이끌었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CEO가 이끄는 회사로,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서 필수적인 소분자 설계 과정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소분자는 질병 관련 생물학적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경량 유기화합물이다. 이처럼 신약 개발의 핵심을 이루는 물질을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소모픽랩스의 기술은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의 AI 시스템은 여러 종류의 모델로 구성되며, 이 중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 중 하나는 구글이 개발한 알파폴드3(AlphaFold 3)다. 알파폴드3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등 다양한 생체분자의 3차원 구조를 높은 정밀도로 예측할 수 있는 모델로, 기존 모델 대비 예측 신뢰도가 크게 향상됐다. 이미지 생성 AI에서 활용되는 확산 네트워크와 데이터 내 중요한 포인트를 가려내는 어텐션 메커니즘을 결합해 복합적인 생체 구조를 보다 정교하게 시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소모픽랩스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노바티스(Novartis)와의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바티스와의 협력 범위를 최대 3개 프로그램까지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유치한 6억 달러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 가속과 자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방위적인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력 충원도 병행된다. 아이소모픽랩스는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신약 설계에서의 AI 적용을 산업 전반에 확산시키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