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조심스럽게 내놓은 신형 AI 모델 ‘제미니 2.5 프로(Gemini 2.5 Pro)’가 실사용 테스트를 통해 뛰어난 추론 능력을 입증하며 기업용 생성형 AI 기술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비록 출시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 AI 이미지 트렌드’라는 예상치 못한 관심 분산 사태로 눈길을 덜 받았지만, 구글은 이번 모델을 자사 *역대 최고 지능*의 인공지능으로 소개하며 그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제미니 2.5 프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최대 100만 토큰(곧 200만 토큰으로 확대 예정)의 *초장문맥* 처리 능력이다. 코딩 리포지터리 전체와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한 번에 입력해 분석이 가능하고, 6만 4,000토큰에 달하는 출력 범위도 업계 표준을 압도한다. 이러한 능력은 실제 개발자에게도 막강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웹 개발자 사이먼 윌리슨은 제미니 2.5 프로를 이용해 웹사이트 기능 수정 작업을 단 45분 만에 서울했다며, "내 코드베이스 전체를 이해하고 18개 파일 모두 적절하게 수정했다"고 평가했다.
멀티모달 처리에서도 제미니 2.5 프로는 차별화된 강점을 드러낸다.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형 데이터를 교차로 처리하며 명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능력을 보였다. 예컨대 사용자가 코딩된 SVG 그래픽과 시각 자료를 함께 제공했을 때, 모델은 코드를 직접 수정해 선명한 다이어그램으로 재출력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데이터캠프(DataCamp)는 게임 플레이 영상을 모델에 제시하며 코드 변경을 요청했고, 제미니는 이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코드 내부의 특정 지점을 정확히 수정했다.
데이터 분석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야후 파이낸스에서 복사한 HTML 정보와 일반 텍스트가 뒤섞인 데이터 파일을 제공하고, 2024년 1월부터 특정 포트폴리오를 매월 140달러(약 20만 2,000원)씩 투자한 시나리오를 분석하라고 명령하자, 제미니는 정확히 투자된 ‘매그니피센트 7’ 종목(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알파벳, 메타)을 추출하고 해당 월별 주가 기반으로 투자 가치를 수치화해 표 형식으로 정리해냈다. 특히 모델이 추론에 이르기까지 어떤 계산과 정보를 활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유 추적(reasoning trace)*이 매우 명료해 기업 사용자에게 큰 장점을 제공한다.
다만 아직 미완성인 점도 존재한다. 제미니 2.5 프로는 현재 *프리뷰(preview)* 상태에서만 제공되며, 모든 명령에 대해 ‘추론 과정’을 거치는 ‘리즌닝 모드’로만 작동한다는 점은 간단한 요청에도 불필요한 리소스가 소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약하자면, 제미니 2.5 프로는 눈에 띄는 데뷔는 아니었지만 성능 면에서는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자산 코드 리팩토링부터 복잡한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고도화된 멀티모달 추론과 *거대한 문맥 처리 능력*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충분한 유틸리티로 작동할 수 있다. 향후 정식 상용화와 가격 정책이 발표되면, 생성형 AI 시장의 본격적인 판도 변화의 중심에 구글이 다시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