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테라 생테계 부활'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해당 계획에서는 기존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시스템 없이 새로운 토큰을 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권 대표는 아고라 테라 포럼을 통해 '테라 생태계 부흥 계획 2'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14일 발표한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의 후속 발표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권 대표는 "다가오는 18일(아시아 시간 기준) 해당 계획을 거버넌스 투표 안건으로 제출할 것"이라며 "통과된다면 해당 타임라인에 따라 네트워크 포크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라 생테계 부활 계획2에서는 앞선 부활 계획 발표에서 언급했던 테라 커뮤니티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권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페그(미국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에 실패한 것은 테라 DAO(탈중앙화자율조직)가 난도질 당한 순간이었다"라며 "이는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가 제안한 테라 부활의 계획을 살펴보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없이 테라 체인을 새로운 체인으로 포크(새로운 버전을 위해 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 것)할 것이며 ▲이전 체인을 테라 클래식(토큰명 루나 클래식, LUNC)이라 정하고, 새로운 체인을 테라(토큰 루나, LUNA)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루나 토큰은 루나 클래식을 스테이킹하고 있는 투자자, 루나 클래식의 보유자, UST의 보유자, 테라 클래식 필수 앱 개발자에게 에어드롭할 예정이며 ▲테라폼랩스의 지갑이 에어드랍 화이트리스트에서 제거되고, 테라는 완전한 커뮤니티 소유 체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과 함께 추후 진행될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8일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해당 제안이 통과된다면 21일 테라코어의 발행이 중단되며, 25일 필수 앱 개발자를 등록하고 27일, 최종 출시 및 네트워크 런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 = 아고라 테라 포럼 댓글 갈무리
해당 계획 발표에 대해 테라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훌륭한 일", "해당 계획을 지지하며 찬성에 투표할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투자자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몇몇 투자자들은 "아무도 포크를 원하지 않는다. 루나를 소각하고 알고리즘을 수정해 UST의 페그를 되돌려야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루나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가족을 위한 돈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테라 재단이 약속했던 UST의 페그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테라 부활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는 권 대표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대해 "그의 희망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자오창펑은 16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그 계획으로는 테라 생태계를 살릴 수 없다"라며 "포크는 체인에 어떠한 가치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도지코인(DOGE)의 공동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 역시 앞선 14일 권 대표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 소식에 "새로운 피해자를 만들지 말고 업계에서 영원히 떠날 것을 제안한다"라며 강도높은 비판에 나섰다.
다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정석문 코빗리서치 센터장은"어려운 상황에서 커뮤니티를 살려야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나 이 방법이 최선인지는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테라 사태로 피해를 본 많은 투자자의 경우 투자 규모와 자산의 형태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이번 계획이 모든 투자자들을 만족시킬순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라 포크와 관련해 정 센터장은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얼마나 보상할 수 있는지 여부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