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블록체인 업계와 게임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더 샌드박스(The Sandbox, TSB)’가 2021년 10월,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한창 Play to Earn(P2E) 게임의 가능 여부로 시끄러웠던 국내 게임 업계에 P2E 게임의 상징적인 존재인 더 샌드박스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빅뉴스였다. 화제의 중심에 선 더 샌드박스의 국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요한 더 샌드박스 코리아 사업개발총괄 이사를 직접 만났다.
영상 인터뷰
· 게이밍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의 미래
· NFT가 변화시킬 게임 시장과 메타버스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는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 그리고 P2E로 떠들썩했다. NFT는 게임 업계에 지각변동을 만들 새로운 기술로 떠오르며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P2E는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 국내에서 P2E 게임을 제대로 구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NFT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P2E 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게임중 하나는 더 샌드박스다.
더 샌드박스는 NFT 판 ‘마인크래프트’로 이름을 떨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메타버스 속 부동산 판매로만 수백억 원 이상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게다가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기축통화인 샌드(SAND)는 2021년 1월 기준(업비트), 50~100원대에서 같은 해 11월에는 1만 원을 돌파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과 엄청난 시장가치를 보이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더 샌드박스(이하 TSB)의 한국 진출 소식을 들었습니다. TSB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TSB코리아에서 한국 사업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이요한 이사입니다. 저는 2019년부터 TSB의 해외 팀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TSB가 한국에서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와의 IP(지적재산권) 파트너십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TSB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유저분들이 직접 플레이하면서 NFT를 만들고, 이를 공유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게이밍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디자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공간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활동 등을 통해 자신만의 개인 IP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TSB의 한국지사 설립 소식이 들렸을 당시 여러 언론들은 TSB가 국내 서비스가 가능한가에 대해 궁금해했는데요. 한국에서 서비스가 가능한가요?
네. 사실은 현재도 국내에서 TSB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TSB의 서비스 초기부터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TSB에서 한국의 참여가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저희가 한국 지사를 별도로 설립하게 된 이유는 국내 유저들의 높은 참여도를 기반으로 한국 브랜드의 IP 파트너십을 늘리고, 한국에서의 게임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환경을 살펴보자면 전통적인 게임 강국이면서도 블록체인 인프라도 잘 마련돼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좋은 환경은 흔치 않아요. 이런 이유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TSB가 가장 먼저 사업을 확장한 해외 국가가 한국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산업의 규모와 블록체인 인프라의 구축으로만 따져봤을 때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탑 3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TSB에 대해선 게임인가, 메타버스 플랫폼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TSB는 게임인가요, 메타버스인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메타버스냐 게임이냐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해요. 메타버스를 생각해 봤을 때 메타버스의 기둥이 되는 주요한 요소는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와 현실 세계를 대신해 주는 ‘가상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의 ‘활동’ ‘경제 시스템’ ‘유저 제작 콘텐츠’ 등이 있는데요. 이러한 요소들을 살펴보면 사실 이미 게임적 요소가 많습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유저들에게 이것이 메타버스냐 게임이냐를 구분하려고 한다면 그 경계가 매우 희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구분해 보자면 TSB에서는 단순히 유저들이 제작하는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자신의 부지에서 콘서트나 팬미팅, 전시회 등을 열어 다양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미뤄보면 결국 TSB는 메타버스와 게임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TSB는 P2E 개념이 강조되고 있는 플랫폼으로 알고 있습니다. TSB가 갖고 있는 P2E의 개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최근 P2E 개념이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는 Play ‘to’ Earn보다는 Play ‘and’ Earn 개념을 더욱 강조하고 싶습니다. 보상을 받는 것이 목적이 돼서 플레이를 하는 것보다는 플레이 자체에 목적을 두고 이에 따른 보상이 따라오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는 또 다른 현실이라는 메타버스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보상을 받기 위해 큰 의미가 없는 반복적인 플레이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하고, 재밌어하는 것을 플레이하면서 보상을 받는 것이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 안에서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추후엔 많은 유저들이 저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TSB는 유저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암호화폐 샌드와 메타버스 부동산 NFT인 랜드(LAND)를 제공하면서 TSB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P2E가 큰 화제가 되면서 메타버스 게임에 왜 꼭 NFT가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SB 메타버스에 NFT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NFT는 단순히 데이터로만 끝날 수 있는 것에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NFT를 통해 메타버스 속 부동산, 콘텐츠, 아이템 등이 유저들의 소유가 되는 것이죠. 유저들은 자신이 소유한 디지털 자산을 플랫폼 제공사 등 제3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결국은 유저들이 콘텐츠를 제작한다거나 하는 모든 활동에 대한 수익이 플랫폼이 아니라 유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죠.
이를 통해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경제적 교류를 하게 되고, 이는 곧 메타버스에서의 중요한 요소인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메타버스가 유저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경험과 경제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전반적으로 사회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메타버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경험 역시 매우 중요해요. 유저들에게 경제적 경험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구성원 간 신뢰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필요한데요. 이런 경제 시스템과 신뢰는 결국 NFT를 통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유저들이 TSB가 국내 게임법 때문에 서비스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게임위가 ‘P2E 게임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TSB는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요?
현재 TSB는 정식 출시된 게임은 아닙니다. 지난 2021년 11월 알파 시즌을 진행하면서 게임으로서 많은 것들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업데이트되고 있어요. 조금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것들이 수정되다 보니 UI(User interface)의 변화나 웹페이지에서의 변화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 때문에 무엇인가 수정될 때마다 현지화를 하는 것보단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 한 번에 현지화를 해서 출시하자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와 관련해서는 아 직 TSB가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할 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답변드리고 싶어요. 완성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등급분류 신청을 하기도 조금 모호한 것이죠. 추후 어느 정도 게임이 완성단계에 도달 했을 땐 등급분류 신청을 하겠지만, 그때쯤이면 국내 게임법도 P2E 게임에 다소 호의적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게임법을 비롯해 다양한 규제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게임법이나 관련 규제에 대해서 저희는 이미 2019년부터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제공하고 있는 샌드나 랜드와 같은 것들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도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규제당국의 규제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고요. 최근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지면서 P2E 게임을 허용해야 한다는 인식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저희들 역시 규제 당국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면서 규제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어떻게 서비스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규제 당국이 블록체인, P2E 게임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해 줬으면 좋겠어요. 2~3년 정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금지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FT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P2E 게임을 단순히 규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명이 다음 스텝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2021년 발생한 NFT와 메타버스의 붐이 단기적인 현상이거나 거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방식이나 즐기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생각을 믿고 저희는 TSB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P2E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게임 본질의 성질을 잊지 않고 더욱 즐거운 TSB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지난 2021년 11월, 성공적으로 진행한 알파 시즌에 이어 알파 시즌 2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베타서비스에 돌입해 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할 예정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본 인터뷰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3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