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필두로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규모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에 대해 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선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IT기업뿐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블록체인 도입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021년 10월 28일 전자신문은 LG전자가 블록체인 전문가 채용공고를 올렸다고 보도하면서 LG전자가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에 블록체인 소프트웨어(SW) 개발자와 서비스 사용자경험(UX)/시나리오 개발자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LG전자에서 채용공고 한 CTO 부문은 각 사업 영역의 선행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조직으로 이번 채용을 통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핵심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20년 5월에 글로벌 분산원장 플랫폼인 ‘헤데라 해시그래프’의 운영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다. 가전업체로는 유일하게 ‘헤데라 해시그래프’의 운영위원회로 참여한 LG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선행 연구하고 다른 참여기업들과 공동으로 사업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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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자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 LG씽큐 앱의 결제나 사용자 인증, 데이터 보호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장 사업에서도 블록체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콘티넨탈, 보쉬 등 글로벌 전장 업체들은 모두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제조사들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보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여럿 대기업들 역시 이미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직접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독립된 산하 기업인 투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2021년 블록체인 기반 게임과 NFT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비즈니스의 효용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을 직접 인수할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CJ의 경우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 분류되는 블로코와 NFT 기반의 티켓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CJ인 만큼 콘텐츠의 고유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NFT 사업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국내 카드사인 BC카드는 기부금 모금부터 사용 현황까지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품질이력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단순히 암호화폐만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미 그렇게 돼가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