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스테이블코인 테더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021년 7월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BC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 법무부가 테더가 은행에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계좌를 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혐의점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또 법무부가 수사 대상 여부를 결정해 알려주겠다는 내용의 서한 또한 테더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테더는 달러에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 대신 테더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한다. 테더를 사용하면 거래소 간에 자금을 신속하게 옮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테더는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가치를 뒷받침하는 준비금 관련 사안이 투명하지 않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여러 차례 규제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됐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법무부 조사는 테더가 초창기에 암호화폐 관련성을 감추기 위해 은행들을 오도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곧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테더, 법무부 수사 의혹 부인
테더는 블룸버그가 제기한 의혹을 즉각 부인하며 해당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대해 테더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블룸버그 보도는 상당히 오래된 의혹을 재포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더는 "협력, 투명성, 책임을 위해 미국 법무부 같은 법집행 기관과 항상 열린 논의를 하고 있다"며 "미국 및 전 세계 정부와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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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규제 압박 심해질까
암호화폐 자문업체 제시 프라우드먼(Jesse Proudman) 마카라디지털 공동 창업자는 테더 수사가 사실이라면 향후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라우드먼은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가치 유지, 거래 등에 관한 더 높은 투명성이 요구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되기 때문에 이론상 이를 지지해줄 만큼의 충분한 달러를 은행 계좌에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이 가치 연동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에 거품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은 암호화폐 시장 내로 충격이 제한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달러와 연계된터라 자칫 가격이 붕괴하거나 할 경우 그 충격이 금융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은 연이어 준비금 현황을 공개했다. USDC 발행사 서클은 증명 보고서를 통해 USDC를 뒷받침하는 준비자산 중 61%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라고 밝혔다. 13%는 미국 내 외국 은행 지점 발행 예금증서, 12%는 미국 국채, 9%는 기업 어음으로 확인됐다.
팍소스는 스테이블코인 PAX 및 BUSD의 준비금(reserves)의 약 96%는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이고 4%는 미국 재무부 채권(6월 30일 기준)에 투자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 법무부의 테더 수사가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e) 연준 의장은 2021년 7월 14일 하원 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규제 체계가 없는 상태"라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수단이 된다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옐런 재무장관도 2021년 7월 20일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적절한 규제 체계가 마련되도록 신속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