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 논문을 2021년 여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발전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결제 환경에서 화폐 발행기관이자 주요 지불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21년 5월 20일(이하 현지시간) 연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연준은 결제 기술 발전이 중앙은행에 가져온 새로운 가능성으로 CBDC에 주목하면서 관련 연구를 더욱 심화하고 있다.
CBDC, 대체재 아닌 보완재
연준은 CBDC의 잠재적 혜택과 리스크를 연구 중이다. 다양한 구조와 기술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설계도 고려 중이다. 연구는 CBDC가 이미 충분한 안전성, 효율성, 역동성을 갖춘 기존의 미국 지불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지, 가구 및 기업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지 여부와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준 의장은 "CBDC는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새로운 유형의 중앙은행 채무(liability)"라며 "시중은행 예금 같은 현금이나 민간 부문에서 나온 디지털 달러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BDC 연구, 2021년 여름 논문으로 구체화
연준은 2021년 여름 CBDC 발행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결제 기술 발전을 다룬 연구 논문을 준비 중이다. 논문은 디지털 결제에 대한 연준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해당 과정의 일환으로 연준은 CBDC에 대한 대중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파월 의장은 "CBDC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을 약속한다"면서 "연준의 연구 논문은 신중한 숙고 과정의 시작이 될 것이며 이미 진행 중인 연준의 연구를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BDC가 중요한 통화 정책, 금융 안정성, 소비자 보호, 법률, 프라이버시 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의회 및 공공 부문의 의견 반영 등 신중한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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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결제 기술 발전에 역량 개발 총력
연준은 디지털 달러 발행에 회의적이었지만 전 세계 디지털 화폐 개발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연구·실험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함께 기술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와도 CBDC 연구에 협력하고 있다.
연준의 CBDC 연구의 배경에는 빠른 결제 기술 발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중앙은행으로서 연준은 통화 및 금융 안정성, 지불 시스템의 안전 및 효율을 증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같은 핵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결제, 금융, 뱅킹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는 기술 혁신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기존 혁신 기술은 사용자 및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암호화폐가 결제를 위한 편리한 수단으로 역할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기술 발전 뿐 아니라 적절한 관련 규제, 감독 체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여전히 가장 먼저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전보다 CBDC 연구개발에 높은 우선 순위를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CBDC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디지털 달러의 발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