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역사상 최대 정보를 유출한 프랑스 정보기술 전문가 에르베 팔치아니(Herve Falciani)가 자금세탁과 사기를 다루기 위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선택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에르베 팔치아니는 스페인에서 핀테크 전문가, 학자들과 함께 ‘윤리적’ 암호화폐 ‘타부(Tabu)’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는 스위스 제네바 HSBC 은행의 탈법 영업과 탈세를 폭로하기 위해 206개국 10만여 고객 정보를 입수, 유출했다.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탈세 혐의자 리스트를 작성했고, 이는 각국의 대규모 탈세 조사로 이어졌다.
에르베 팔치아니는 현재 스페인으로 자진 망명한 상태다. 정보 유출 10년만인 작년, 스페인 고등법원이 스위스의 두 번째 강제송환 요청을 거부하면서 다시 이목을 끌었다.
타부 토큰은 깨끗한 거래 기록 인증을 통한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거래를 숨기기 위해 납세기피자, 탈법 기업, 해커, 범죄자 등이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
에르베 팔치아니는 블록체인 기술을 “암호화된 거래 기록을 검증하고 공유할 수 있어 전자 거래에 투명성을 더하고,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혁신과 기술은 나쁜 방식으로도, 긍정적인 소셜임팩트를 가진 좋은 방식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설립한 비영리 기관 ‘택티컬휘슬블로워(Tactical Whistleblowers)’이 추진하는 타부 프로젝트에는 발렌시아 폴리테크닉 대학 학자들, 특히 수학자들을 참여하고 있다. 토큰은 스페인 시장 규제기관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팔치아니는 과다 청구와 사기가 빈번히 발생하는 공공 행정 전자 조달계약을 대조 검토하는 블록체인 프로그램 ‘알레테이아(Aletheia)’ 또한 준비하고 있다.
알레테이아는 그리스어로 폭로 또는 진리라는 의미다. 그는 “기술적으로나 금융적으로 공공 조달 영역을 개선하고,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짜 정보는 모든 사기의 기초다. 가짜 뉴스를 다루는 방식과 기술을 가짜 인보이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