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2020년 전기차 판매보다 비트코인 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2021년 1월 15만 달러 상당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2021년 2월 20일(현지시간) 런던타임즈는 "테슬라가 1월 31일과 동일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예상 투자 수익은 9억 3000만 달러(1조 285억 원)"라면서 "2020년 한 해 동안 전기차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 7억 2100만 달러(7975억 원)보다 30% 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테슬라는 2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k 신고서에서 1월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조만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소식에 비트코인은 20% 이상 폭등해 처음 4만 8000달러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2월 19일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이유는 현금보다 덜 '엉망'인 유동성 자산이기 때문"이라며 "법정화폐가 마이너스 금리인 상태에서 다른 투자 방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상승을 이어가며 19일 5만 5000달러를 돌파하고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섰다. 22일에는 5만 8000달러를 돌파하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대시 애셋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테슬라(7499억 원), 텐센트(9155억 원)를 제치고 전 세계 자산 순위 6위(금, 은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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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비트코인 투자 적합성 논쟁에 불
최근 테슬라가 불을 지핀 비트코인 투자 적합성에 대한 논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2020년 자산 유형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600% 가까이 상승했지만 누구도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2021년 2월 10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지적하며 다른 대기업들이 테슬라를 따라 선뜻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가트너의 설문 조사 보고서에서도 재무 임원 84%가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보유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가격 변동성이었다.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은 속속 비트코인에 접근하고 있다. 기관들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안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 최초로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는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준비 중이다. 비트코인 투자를 위해 전환 가능 채권을 통해 10억 5000만 달러 상당을 조달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아크인베스트먼트도 비트코인 투자 의사를 밝혔다.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 뉴욕멜론은행, 도이치은행 등은 비트코인 서비스 지원을 준비 중이다.
미국 암호화폐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의 창업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는 "암호화폐가 제도화 궤도에 올랐으며 지속 가능한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