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을 활용한 은행권 공동인증 서비스 ‘뱅크사인’ 출시일이 오는 27일로 확정됐다.
2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거친 공동사업인 만큼 은행권 수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대규모 출시 행사도 개최될 예정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원사 행장들이 모이는 이사회를 진행하고 이어 뱅크사인 시연회를 개최한다. 소비자들은 이날 시연회 직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뱅크사인의 출시일은 당초 지난달 말에서 오는 16일로 미뤄졌다 다시 27일로 순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월말은 금융거래가 몰리는 것을 감안해 이달로 출시일을 늦추게 됐고, 16일은 시연회에 참석할 행장들의 일정 조율이 어려웠다"면서 "예정된 16일 출시도 무리가 없는 상황으로, 현재 출시를 위한 준비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뱅크사인은 은행연합회가 중점 추진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서비스의 명칭이다.
뱅크사인은 공개 키(PKI; Public Key Infrastructure) 기반의 인증 기술,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폰 기술 등 첨단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전자 거래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인증 서비스다.
은행연합회는 정부의 블록체인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금융 시스템 적용을 위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연합회와 18곳의 회원은행은 올해 4월 말부터 일부 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거래 환경 테스트를 마쳤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의 특성인 탈중앙화 시스템을 적용, 합의 및 분산저장하는 시스템으로 인증서 위‧변조가 어렵다. 또, 개인 키(전자서명생성정보)를 스마트폰의 안전 영역에 보관하고 항상 휴대함으로써 복제나 탈취 및 무단 사용도 막을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인증을 통해 모바일뱅킹과 PC 인터넷뱅킹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인증서 유효기간도 3년으로 확대했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이미 공인인증서 외에 패턴, 간편비밀번호, 생체인증 등 다양한 인증 방식을 도입한 만큼 인증수단이 하나 추가되는 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뱅크사인을 이용하기 위해서 별도의 앱을 깔아야 한다는 점도 불편한 요소인데다 타 업권과의 연계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권에서 뱅크사인을 처음 도입한 후 정부 및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으로 이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뱅크사인 도입 후에도 기존 공인인증서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법령에서 전자서명을 요구하는 경우 공인인증서에 의한 전자서명만 인정됐던 압도적인 점유율을 낮추고, 경쟁을 통해 전자서명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