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익명성 코인으로 불리는 이른바 '다크코인'을 상장폐지하는 가운데 모네로(XMR)는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빗썸은 지난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네로와 버지(XVG)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빗썸은 이날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임금을 중단했다. 거래지원 종료 여부는 다음달 14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30일 간의 유예기간 동안 해당 암호화폐를 발행한 재단 또는 프로젝트팀의 소명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유의종목 해지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모네로가 유의종목에서 해지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이번 모네로의 투자유의종목 지정에는 최근 불거진 '박사방' 사태와 관련해 다크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조주빈(24) 등 일당은 대화방 참여자들에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받았다. 수신인과 송신인 등의 거래 내역 파악이 어렵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익명성 코인 '모네로'를 통한 거래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모네로를 비롯한 다크코인을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빗썸 투자유의종목 지정 정책에서도 암호화폐가 범죄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기타 형사사건과 연관돼 있을 경우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모네로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빗썸만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해 9월 모네로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후 같은 달 상장폐지했으며, 빗썸과 함께 최근까지 거래를 지원했던 후오비코리아도 거래지원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