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로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이 기관의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함께 고안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 시장인프라·결제 부문 총괄 울리히 빈드자일(Ulrich Bindseil)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차등 금리 정책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유통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CBDC 발행이 임박한 가운데, 유럽연합도 CBDC 발행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CBDC의 장단점, 전망 등을 다루면서 "중앙은행이 민간기업보다 앞서 이러한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총괄은 특정 금액 이상의 CBDC 보유 자산에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이중 금리제를 제안하며, 이를 통해 예금유출사태 발생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CBDC를 매입하기 위해 법정화폐를 매도하는 흐름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면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더 손쉽게 유럽중앙은행 관할권 밖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면서 차등 보상 장치가 CBDC를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CBDC와 같은 디지털화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도 과도한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CBDC 발행이 탈(脫)금융 중개화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답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CBDC 도입의 혜택이 "이용자 선호도와 가능한 결제 대안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