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란 내 비트코인(BTC) 거래 가격이 개당 2만 3천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암호화폐 P2P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 내 비트코인 최고가는 약 9억 7천만 리알(약 2만 3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의 6일 현재 가격인 7,400달러보다 3배 이상 차이나는 금액이다.
매체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폭격으로 이란 사령관인 카셈 솔레이마니가 사망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란 국민들이 전쟁 발발을 예상하고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대비해 다른 통화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외신 매체인 비트코이니스트는 이같은 비트코인 프리미엄이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의 차이에 따른 계산 착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란에서 미국 경제재제, 미군에 의한 이란 군부 실세 사망 등으로 정세가 불안해 비트코인, 귀금속 투자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트코인이 개당 2만 3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은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의 괴리에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란, 베네수엘라와 같이 국가 통화가 약세인 국가들은 중앙은행이 정하는 공식 환율과 실제 시장에서 적용되는 환율이 다른 경우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식 환율은 달러 당 4만 2,000리알이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 환율은 달러 당 약 13만 3,000리알에 달한다.
결국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인 시장 환율로 계산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글로벌 시장 가격에 가까운 7,300달러 수준에 근접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렉스 크뤼거(Alex Krüger)는 "여기저기서 비트코인을 안전한 자산 피난처라고 떠들고 있지만 해프닝에 불과하다"면서 "비트코인은 이란 소식이 전해진 후 1.5% 하락해 3시간 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금과 원유는 바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이 이란 사령관을 공습으로 암살하고, 이란이 즉각적인 보복을 천명하자 중동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촉즉발의 군사 충돌 위기가 확산되자 신흥국 통화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분위기는 하락하는 한편,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상승했다.
국제 금융시장 내 금 가격은 전일 대비 온스당 2.3% 상승해 1,588.1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