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분야를 전공하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의 박소정 교수가 블록체인이 앞으로 보험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공개 석상에서 언급했다.
박 교수는 28일 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인슈어테크 활용’ 국제 세미나에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아니라 블록체인이 가장 소름 끼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대나 30대의 경우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과 애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드는 게 보통일 정도”라며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변화하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보험) 채널의 변화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어 향후 여러가지 달라지는 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박 교수는 “최근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과 달리) 완전하게 다른 무엇인가 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회사가 하는 역할은 중심에서 사람들을 풀링(Pooling)하는 것인데, 블록체인의 핵심은 ‘분산화(Decentralization)’에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중심’, 즉 보험사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이는 곧 블록체인의 확산이 보험사, 더 나아가 금융 기관의 핵심적인 역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변화가 언제 진행될 것인지, 또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과거에 필름 시대를 주도한 코닥이 스스로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었다가 이를 외면하면서 결국 몰락했던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보험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글로벌 인슈어테크 동향 보고서를 작성 중이며, 조만간 결과물이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