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규 자금세탁방지 규정으로 유럽 암호화폐 기업들이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플랫폼 폐쇄를 결정한 보틀페이(BottlePay)에 이어 유럽 암호화폐 기업 두 곳이 유럽연합(EU)의 제 5차 자금세탁방지침(AMLD5)에 대한 부담으로 문을 닫는다.
온라인 암호화폐 게임 플랫폼인 ‘찹코인(ChopCoin)’과 채굴풀 ‘심플코인(Simplecoin)’은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한 달 안으로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두 기업 모두 실명인증제도(KYC) 도입을 요구하는 AMLD5를 사업 중단 이유로 언급했다.
심플코인은 "AMLD5가 효력이 발생하면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신원 공개를 강제해야 한다. 채굴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이러한 변화가 채굴풀과 암호화폐 분야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찹코인은 “2015년 9월 운영을 시작해 약 30개의 비트코인을 제공했으며, 신규 이용자 수천명을 탈중앙 혁명으로 이끌었다. 기업은 비트코인 갬블링 개념으로 혁신을 지속하며 지지 커뮤니티를 구축해왔다. 안타깝지만 규제 부담과 실명인증제 거부 결정으로 서비스를 폐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찹코인과 심플코인은 각각 이달 19일, 20일까지 자금을 인출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달 31과 내달 1일까지 이용자 데이터 삭제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심플코인과 찹코인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티안 그리거(Christian Grieger)에 따르면 심플코인 이용자는 4만2000명, 찹코인 이용자는 30만 5000명에 이른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자금세탁방지 규정으로 중소형 암호화폐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달초 탈중앙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브릿지(CryptoBridge)도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기업은 "자금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고 서비스 중단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은 AMLD5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월렛 제공업체로 자금세탁방지 규제 대상을 확대하고, 익명 거래에 대한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각 유럽연합 회원국은 내년 1월 20일부터 해당 지침을 시행해야 한다. 앞서, 키프로스, 아일랜드, 핀란드, 체코 등이 AMLD5 자국법 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