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옵션 만기 D-1... 165억 달러 규모 '변동성 폭탄' 예고

비트코인(BTC) 시장이 주목하는 옵션 만기일이 임박하면서 가격 변동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오는 28일, 총 165억 달러(약 24조 9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이 만료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선 아래로 하락하면서 다수의 강세 포지션이 무효화됐고,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현재 기준으로 콜옵션(매수)에 설정된 미결제약정은 105억 달러 규모이며, 풋옵션(매도)은 6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이 중 76억 달러 상당의 콜옵션은 행사가가 9만 2,000달러 이상이어서, 현 시세에서 최소 6.4% 상승해야 수익권에 진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강세론자들이 지닌 우위는 크게 약화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주춤한 흐름을 글로벌 관세 전쟁과 미국 정부의 재정 지출 축소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서 찾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섹터의 성장 둔화가 S&P 500 지수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연동된 비트코인도 함께 흔들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증시 간 상관계수는 3월 초 이후 70%를 상회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독립적인 가격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통화공급 확대와 게임스탑(GME), 럼블(RUM), 메타플래닛(3350.TYO), 셈러 사이언티픽(SMLR) 같은 일부 상장 기업의 비트코인 수용이 확산되며, 시장은 다시 상승 모멘텀을 모색 중이다. 투자자들은 3월 옵션 만기 시점을 활용해 가격을 특정 지점으로 유도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파생상품 거래 시장인 데리빗은 이번 옵션 만기에서 전체의 74%를 점유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 중이고, CME와 바이낸스는 각각 8.5%, 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3월 28일 오전 8시(UTC) 기준 비트코인이 8만 6,500달러 선에 머문다면, 수익권에 있는 풋옵션은 20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 이 경우 베어(하락 투자자)들은 시세를 8만 4,000달러 이하로 낮춰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한편 BTC가 9만 달러를 돌파할 경우, 수익권 콜옵션 규모는 단숨에 수십억 달러로 확장되며 강세장 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로 자금 유입이 다시 활발해진다면, 4월 초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조사업체 라에비타스에 따르면, 다양한 시나리오 중 8만 8,000~9만 달러 구간에서는 콜옵션 수익 우위가 1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8만 1,000~8만 5,000달러 사이에서는 콜과 풋의 손익 균형이 팽팽하다.

이번 대규모 옵션 만기일은 단기적 가격 변동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 방향성은 향후 매크로 경제 지표, ETF 유입 추이, 기업들의 추가 비트코인 수용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