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의 비트코인 상장지수채권(ETP)이 유럽 시장 내 암호화폐 도입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에서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와 비교하면 유입 규모는 낮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비트파이넥스 애널리스트들은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ETP가 3월 25일부터 Xetra,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 유로넥스트 파리에서 거래를 시작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관투자가들의 대기 수요와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구조 덕분에 빠른 성장을 보였다”고 분석하면서도, “유럽 시장에서는 제도적 장벽과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자 관심으로 인해 확산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은 11조6000억 달러(약 1경 6,956조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이번 비트코인 ETP 출시를 통해 유럽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는 2024년 2분기 기준 262개 이상의 기관이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며 기관 참여율이 27%를 넘어섰다. 이에 반해 유럽에서는 비트코인 ETP의 도입이 점진적인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넥소(Nexo)의 애널리스트 일리야 칼체프는 “초기 자금 유입이 적더라도 이는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차이에 기인한 현상”이라며 “장기적 성공은 투자자 접근성 강화, 교육, 인프라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록은 미국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ETF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월 27일 기준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490억 달러(약 71조 5,400억 원) 규모로, 미국 내 비트코인 ETF 시장 점유율의 50.7%를 차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시장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블랙록의 유럽 시장 진출이 전반적인 암호화폐 투자의 주류화를 더욱 가속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