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가 데이터 보호국(ANDP)이 월드(WLD)의 암호화폐 보상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월드가 생체 정보를 사용해 디지털 신원을 생성하는 월드 ID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ANDP는 25일 발표에서, 월드 ID 개발사인 '툴스 포 휴머니티'가 금지 조치를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브라질 내에서 월드 ID를 생성하기 위해 사용자의 홍채 스캔을 수집하고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만약 이 같은 활동을 재개할 경우, 하루 최대 5만 헤알(약 8,8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월드 ID의 홍채 스캔을 통한 신원 인증 서비스는 출시 후 불과 두 달 만에 브라질 당국의 제재로 중단됐다. 지난해 11월부터 ANDP는 사용자의 자발적인 동의 여부와 데이터 보호 문제를 이유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암호화폐 보상이 사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당국이 금지 조치를 유지한 핵심 이유다.
월드는 이용자가 자신의 홍채를 스캔하면 ‘디지털 여권’으로 활용 가능한 월드 ID를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글로벌 여러 국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브라질은 이를 강력히 규제하는 선두 국가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한편, AI 기반 사기 수법과 사이빌 공격(Sybil attack)이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신원 인증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생체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프라이버시 이슈를 최소화하려는 대안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어, ‘빌리언스 네트워크’는 최근 홍채 스캔 없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며 금융기관의 테스트를 거쳤다.
이번 결정으로 브라질에서는 월드의 암호화폐 보상이 계속 불허되지만, 디지털 신원 확보 기술 자체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