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BNB체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 USD1을 출시했다.
이더스캔(Etherscan)과 BSC스캔(BscScan) 데이터에 따르면 USD1 토큰은 3월 초 정식 발행됐으며,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 창펑 자오(CZ)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두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배포되었다고 언급했다. 월드 리버티 측은 현재 USD1이 거래 가능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출시 시점은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인 'GENIUS(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 미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해당 법안은 상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보 하인스(Bo Hines) 백악관 디지털 자산 자문위원회 전무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6월 해당 법안에 최종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월드 리버티의 운영 구조는 아직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회사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3월 14일까지 두 차례의 공개 토큰 판매를 통해 총 5억 5,000만 달러(약 8,03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BNB체인을 통한 USD1 발행은 트럼프 일가가 바이낸스와 지분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창펑 자오는 바이낸스.US와 트럼프 간의 협의 및 사면 가능성을 일축했다.
월드 리버티의 첫 공개 토큰 판매 이전부터 트럼프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 창립자가 월드 리버티에 3,000만 달러(약 437억 원)를 투자하면서 고문직을 맡게 됐다. 이후 트럼프 취임과 함께 SEC(증권거래위원회)가 저스틴 선을 상대로 진행 중이던 미등록 증권 판매 관련 소송을 일시 중단하며 법적 합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아울러, 트럼프를 지지한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 일부가 SEC의 법적 조치에서 제외된 사례가 잇따르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와 XRP 발행사 리플 등 2024년 대선 당시 공화당에 경제적 후원을 했던 기업들이 최근 SEC의 제재 조치에서 제외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분석 플랫폼 아르테미스(Artemis)와 듄(Dune)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활성 스테이블코인 지갑 수가 5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1월 기준 시장 총액은 2,000억 달러(약 291조 원)를 돌파했다. 테더(USDT)와 USDC가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월드 리버티의 USD1이 향후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