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에서 거래 수수료에 따라 소각되는 이더(ETH) 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된 ETH 수량은 약 53.07개로,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10만6000달러 수준이다. 이는 거래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이더리움 블록 공간에 대한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된 상황을 반영한다.
이더리움은 지난 2021년 도입된 제안서 EIP-1559에 따라 모든 기본 거래 수수료를 자동으로 소각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해당 제도는 이더리움 공급을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네트워크 사용이 활발할 경우 디플레이션 자산으로 전환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사용량이 줄면서 이더리움 공급은 오히려 연간 0.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7일간의 소각률을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다.
소각률 급감은 단지 수수료 수준의 문제가 아닌,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활동 감소 현상과 맞물려 있다. 최근 일주일간 활성 지갑 수는 202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신규 주소 생성 수, 거래 건수, 일일 온체인 거래량 역시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활동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레이어2 솔루션의 확산을 지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의 2025년 예상 가격을 종전 1만 달러에서 4000달러로 대폭 낮췄다.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 제프리 켄드릭은 "레이어2, 특히 베이스(Base) 같은 솔루션들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과도한 수익을 흡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