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리서치 전문 기업 렉시스넥시스(LexisNexis)가 새로운 AI 법률 조수 '프로테제(Protégé)'를 선보이며 법률 문서 작성 및 검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형 AI 모델을 활용하는 대신, 특정 법률 업무에 최적화된 소형 모델을 적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렉시스넥시스는 AI 조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범용 대형 언어 모델(LLM)보다는 각 로펌의 업무 프로세스에 맞춤화된 AI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I가 법률 문서를 작성하고 인용 문헌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으며, 업무 흐름을 파악하고 사용자 요구에 맞춰 최적의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을 강조했다.
렉시스넥시스 법률 및 전문 서비스 부문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제프 리얼(Jeff Riehl)은 "최고의 결과를 가장 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모델을 사용하는 멀티 모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며 "일부 과업에는 소형 언어 모델(Mistral)이나 모델 압축 기법인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을 적용해 성능을 최적화하고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디스틸레이션은 대형 언어 모델이 소형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많은 기업이 효율적인 AI 운영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기술이다. 소형 모델은 챗봇 응답이나 간단한 코드 자동 완성 같은 업무에 특히 강점을 보이며, 프로테제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구현됐다.
렉시스넥시스는 지난해 출시한 AI 기반 법률 정보 플랫폼 'LexisNexis + AI'에서도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Mistral)과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오픈AI의 GPT 모델을 활용해 최적의 솔루션을 구성했다. 사용자가 질의를 입력하면, AI가 해당 질의를 파악한 후 가장 적절한 모델을 선택해 응답하는 방식이다.
프로테제의 경우, 법률 업무에 특화된 모델을 추가로 적용해 보다 신속하고 정밀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사건 관련 질의를 하면 먼저 미스트랄의 소형 모델이 질문을 분석하고, 그다음 적합한 대형 언어 모델이 추가 검색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프로테제는 법률 서면 작성, 소송 자료 정리, 법률 검색 개선, 질문 초안 작성, 증거 문서 정확성 검증, 타임라인 생성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한다. 리얼 CTO는 "프로테제는 법률 전문가가 수행하는 반복적인 작업을 돕는 도구로, 향후 점점 더 개인화되고 특정 법률 분야에 최적화될 것"이라며 "모든 법률 전문가가 자신만의 AI 조수를 갖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법률 AI 시장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렉시스넥시스뿐만 아니라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역시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한 'CoCounsel'을 개발했으며,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도 3억 달러(약 4,32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AI가 법률 업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가운데, 프로테제가 실제 실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