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미국 노동 시장의 임금 상승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계 금융사 도이치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높이며, 이에 따라 임금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관세가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도이치뱅크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서 관세 부과로 인해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을 전망하게 되면,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실제로 이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튜 루제티는 "현재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연간 임금 상승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인 3%를 웃돌아 최대 4.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임금 상승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서는 임금 상승과 동반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긴축적으로 운용해왔으며, 이번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며, 연준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도이치뱅크는 관세 정책이 임금 상승과 맞물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형성할 경우, 연준이 더 강경한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소비자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의 대응이 향후 미국 경제 전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