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업계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게임 업계는 대규모 해고, 스튜디오 폐쇄, 프로젝트 취소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이 넘는 플레이어를 보유한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게임 산업은 1,840억 달러(약 264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TV와 영화 산업을 압도했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는 효율적인 운영과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티는 성공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창의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실용성이 낮은 도구와 워크플로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그래픽, 게임 메커니즘, 네트워크 설정 등을 강화해야 하지만, 지나친 확장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스튜디오들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니티가 조사한 결과, 개발자의 60% 이상이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답했다. 45%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효율적인 개발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24%는 수익화 모델과 라이브 운영을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멀티플레이 경험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조사에 따르면, 64%의 개발자들이 현재 멀티플레이 및 협동 플레이 기능을 포함한 게임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32%는 네트워크 기반 싱글 플레이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게임 플랫폼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2024년 조사에서 모바일 게임 런칭 비율은 90%, PC 게임은 80%를 기록하며 여전히 가장 선호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웹과 소셜 미디어 게임도 점차 주목받고 있으며, 11%의 개발자들이 해당 플랫폼을 차세대 기회로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비해 콘솔 게임은 대형 스튜디오일수록 선호도가 높았으며, 300명 이상의 팀을 보유한 대형 스튜디오의 84%가 콘솔을 주요 타겟 플랫폼으로 삼고 있었다.
또한, 게임의 규모가 커지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유니티 게임의 평균 파일 크기는 2022년 100MB 수준에서 2년 만에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픈월드 및 샌드박스 게임과 같은 대규모 환경을 갖춘 게임이 PC와 콘솔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기술 도입 측면에서는 AI 활용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유니티 조사에 따르면, 96%의 개발 스튜디오가 AI 도구를 일정 부분 워크플로에 통합하고 있었다. 그러나 AI가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만큼 혁신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개발자의 21%는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는 데 걸리는 긴 연구 개발(R&D) 기간이 주요 도전 과제라고 밝혔으며, 20%는 프로젝트를 기한 내에 완수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답했다.
결국, 2025년 게임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소규모로 운영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멀티플레이 게임과 검증된 플랫폼을 우선순위에 두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AI와 자동화 도구를 신중하게 도입하는 한편, 콘텐츠 확장을 통해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전망을 살펴보면, 42%의 개발자들이 실시간 서비스형(Live Service) 게임 모델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웹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17%는 소규모 개발팀과 인디 스튜디오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체 게임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에 그쳐, 과감한 도전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올해 게임 산업의 주된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