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성공적인 엑싯(exit)을 위한 전략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기업 인수·합병(M&A)이 IPO보다 더 현실적인 엑싯 경로로 자리 잡으면서, 초기부터 전략적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힘을 얻고 있다.
벤처 투자자이자 연쇄 창업자인 무라트 압드라흐마노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타트업이 설립 후 5~10년 내 가장 흔한 엑싯 방식은 M&A"라며 "IPO를 선택하는 기업은 전체 스타트업 중 1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초기 창업 단계부터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 고려하는 핵심 요소로는 ▲시장 점유율 및 성장세 ▲핵심 멤버의 유지 가능성 ▲기업 지배구조(캡 테이블) ▲법적·재무적 실사 결과 ▲법적 관할권 등이 있다. 우량 스타트업을 목표로 하는 인수 기업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을 선호하며, 합병 이후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핵심 인재가 일정 기간 유지될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고 압드라흐마노프는 설명했다.
한편,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도 명확하다. 우선 초기 단계부터 잠재적 인수 기업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브리지(Bridge)를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시장 정보 분석 업체 알파센스(AlphaSense)도 경쟁사 테구스(Tegus)를 9억 3,000만 달러(약 1조 3,400억 원)에 인수했다.
또한, 창업자들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지나치게 빠른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 초기 성과에 고무되어 지나치게 마케팅에 집중할 경우 유효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더라도 수익 모델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면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초기 투자자와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일부 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조기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지만, 이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전략적 투자자가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운영의 자율성이 제한될 수 있으며, 향후 다른 인수 기업과의 협상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전체 지분의 10~15% 이상을 초기 투자자에게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법적 문제가 엑싯을 가로막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의 법적 구조, 특허 및 지적재산권의 명확한 보호, 고용 계약의 완결성 등이 기업 인수 시 필수적으로 검토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와 협력하여 적절한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엑싯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압드라흐마노프는 현재까지 25년간 52개 이상의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10건 이상의 성공적인 엑싯을 경험한 벤처 투자자로, 최근 MA7 벤처스(MA7 Ventures)를 설립해 체계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