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캐나다산 일부 제품 관세 한 달 유예… 무역 긴장 완화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일부 상품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 동안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에 한정되며, 해당 기업들은 일시적인 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USMCA 협정 범위 내에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멕시코가 관세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한 "이는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며칠 만에 나온 결정이다. 멕시코는 이에 대응해 군 병력을 국경 지역에 추가 배치하는 조치를 취해오고 있었다. 멕시코 정부는 곧 관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경제적 보복 조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이번 유예 조치의 일부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산 제품 중 USMCA 요건을 충족하는 품목은 한 달 동안 관세 적용이 면제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대부분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일부 에너지 제품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적용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예 조치는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약 절반, 캐나다산 제품의 37%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완화 조치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지불된 관세는 환불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 추가 무역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며, '상호적 관세'(reciprocal tariffs) 부과를 통해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이달 중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도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간 전화 통화에서 격렬한 논쟁이 오갔으며, 욕설까지 포함된 언쟁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조치의 배경으로 불법 이민과 마약 밀반입 문제를 들고 있다. 그는 멕시코 및 캐나다가 불법 약물과 이민자 유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8만 7,000명 이상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이 중 주요 원인은 멕시코를 통해 유입된 펜타닐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마약 유입 차단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