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지역 사무소장직 폐지… 트럼프 정부 예산 절감 영향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역 사무소장직을 폐지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예산 절감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전국 10개 지역 사무소의 사무소장을 해임하는 계획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지역 사무소 자체가 폐쇄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SEC는 앞서 지난해 6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사무소를 폐쇄한 바 있다. 당시 SEC는 인력 이탈을 이유로 들었지만, 해당 지역의 연방법원이 암호화폐 기업 DEBT 박스(DEBT Box)와 관련한 SEC의 부당한 소송 행태에 대해 180만 달러(약 26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 직후였기에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 정부 부처들의 예산과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SEC 역시 이에 따라 내부 조직 개편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DOGE 관계자들은 SEC와 관련된 '낭비, 사기 및 부패'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으며, SEC 내부에서는 일부 고위 간부들이 해당 부서와 협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SEC의 조직 개편 방안은 법적으로 SEC의 3인 위원회에서 승인해야 한다. 현재 위원회는 공화당 소속의 마크 우예다(Mark Uyeda) 위원과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 민주당 소속의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SEC는 최근 몇 달 동안 암호화폐 규제 방식을 완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 시절 대대적으로 확장했던 암호화폐 사기 및 불법행위 단속팀을 축소했으며, 일부 암호화폐 기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