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META)이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부당 인수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가운데,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이 해당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나서며 FTC 측 주장을 사실상 지지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을 위협으로 인식해 인수했고, 이후 의도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시스트롬은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6시간 동안 증언을 이어갔다. 그는 인스타그램 인수가 진행된 2012년 당시부터 페이스북(현 메타)의 자원 배분이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한창 성장세를 구가했고, 한때 하루 기준으로 미국 내 페이스북 사용자 수 증감을 주도했지만 정작 조직 규모는 1000명 수준에 그쳤고, 3만5000명 규모의 모회사 대비 자원 배정에서 소외됐다는 것이다.
특히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압도적으로 수익을 창출했지만, 우리가 당시 받을 수 있었던 역량에 비해 지나치게 부족한 지원만 받았다”며 “마치 조직 내부에서 다른 의도가 작동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재판에서는 과거 메타 내부 이메일도 증거로 제시됐다.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 인수 전 경쟁 관계를 '무력화하겠다'고 표현하고, 인수 후에도 ‘추가 기능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정황이 담겼다. 시스트롬은 이를 언급하며, 주된 이유는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 본체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저커버그와 제품 총괄 크리스 콕스가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교차 심문 과정에서 인스타그램이 독립 상태로 운영됐다면 현재보다 성장세가 둔화됐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는 메타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성장을 인수합병을 통해 더욱 가속화했다는 메타 측 주장과 일부 맥이 닿아 있다.
이번 증언은 FTC가 주장하는 ‘사거나 버리는 전략(buy-or-bury strategy)’의 핵심 사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FTC는 메타의 이같은 반경쟁적 인수 행태가 명백한 독점 유지 전략이라며 기업 분할 또는 계열사 매각 등의 강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은 구글(GOOGL), 아마존(AMZN)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연방정부 반독점 정책의 연장선에서 진행 중이다. FTC와 법무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시스트롬의 증언은 메타의 향후 운명을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