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신임 위원장으로 브라이언 퀸텐즈를 지명했다. 퀸텐즈는 현재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에서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임명을 통해 친(親) 암호화폐 규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퀸텐즈는 상원 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거쳐 로스틴 베넘 위원장을 대신하게 된다. 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화당 소속 CFTC 위원으로 활동하며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퀸텐즈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CFTC가 미국이 블록체인 기술과 혁신을 선도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인사는 암호화폐 업계와 정치권 간 이른바 '회전문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퀸텐즈는 과거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은 후 CFTC 위원으로 임명됐고, 퇴임 후에는 블록체인 로비에 적극 참여했다. 그는 2021년 CFTC에서 물러난 후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이후 a16z로 자리를 옮겨 암호화폐 관련 규제 정책을 담당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퀸텐즈 지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암호화폐 지지자로서, 이번 인사는 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벤처캐피털협회(NVCA) CEO 바비 프랭클린은 “블록체인 산업이 명확한 규제 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퀸텐즈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업계와 정부 간의 밀착 관계가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 총재 레세트자 캉냐고는 "자본의 힘으로 규제가 형성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퀸텐즈의 임명이 미국 암호화폐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상원 인준 절차가 마무리된 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 환경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기관 투자자 유입 및 산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