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3.0%...예상치 웃돌아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지표다.

12일 미국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1월 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하며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월 기록 및 예상치 2.9%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 CPI는 직전월 기록(0.4%)과 예상치(0.3%)를 넘어 0.5% 상승,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해 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리키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올라 직전월 기록(3.2%)과 예상치(3.1%)를 모두 상회했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상승, 직전월(0.2%)과 예상치(0.3%)를 크게 웃돌았다. 10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CPI 데이터 / 미 노동통계국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5%, 전월 대비 0.4% 올랐다. 지난 2년간 지속된 조류 독감 문제로 계란 물가는 15.2% 급등한 영향이 있다. 계란 물가는 전년 대비 53% 급등했다.

에너지 물가는 전년 대비 1% 상승했으며, 전월 대비 1.1% 올랐다. 휘발유 물가는 전년 대비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 1.8% 올랐다.

신차 물가는 전년 대비 0.3% 내렸으며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중고차 물가는 전년 대비 1%, 전월 대비 2.2% 올랐다. 교통비는 전년 대비 8% 올랐으며, 전월 대비 1.8% 올랐다.

CPI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전월 대비 0.4% 올라 월 상승분의 30%를 차지했다.

높은 물가 압력을 확인한 시장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1월 물가 발표 이후 다우 선물은 400포인트(0.91%) 내린 44,306에 거래 중이다.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0.98%, 1.05% 떨어진 6,033.75, 21,557.50을 기록하고 있다.

국채금리는 빠르게 올랐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4.363%,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643%를 기록 중이다 .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22시 41분 기준 비트코인은 9만4867달러로 하락했으며, 이더리움은 2598.00달러로 내렸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크게 낮아졌다. 연준은 작년 세 번에 걸쳐 총 1%p의 금리를 낮췄지만 올해 1월에는 금리동결을 결정했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5%로 확실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은 올해 10월까지도 금리인하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의회 증언 자리에서 경제가 안정적인 만큼 서둘러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금리 전망 데이터 /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포워드본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루프키는 "물가라는 국가적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1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했을 수 있지만, 연준 관계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평했다.

한편, 바클레이즈 은행은 물가 압력을 유발했던 임대료 및 임금 상승 속도가 느려지면서 올해 초반 몇 달은 물가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더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물가가 0.5%p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금리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CPI 발표 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금리는 더 낮아져야 한다"면서 이 같은 조정이 예정된 관세 조치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