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필립스 66 지분 25억 달러 추가 확보… 경영 개입 본격화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미국 정유업체 필립스 66(PSX)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 개입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은 필립스 66에 25억 달러(약 3조 6,250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주요 주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는 2023년 최초 공개된 10억 달러(약 1조 4,500억 원)의 초기 투자에 이어진 결정이다.

엘리엇이 필립스 66의 지분을 확대한 이유는 이 회사의 주가 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경영 개입 의도 때문으로 보인다. 필립스 66의 주가는 지난 1년간 11.6% 하락하면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엘리엇 측은 필립스 66의 사업 구조 개편을 압박할 계획이며, 특히 중간재 운송 사업부를 독립시켜 보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 66은 최근 발표한 2024년 4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주요 원인으로 정제 마진 저하와 로스앤젤레스 정유시설 감가상각 비용 증가를 꼽았다. 이에 따라 필립스 66은 해당 정유시설의 폐쇄와 부채를 170억 달러(약 24조 6,500억 원)로 축소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퍼미안 지역 중간재 사업 강화를 위해 EPIC의 천연가스액(NGL) 부문을 22억 달러(약 3조 1,900억 원)에 인수할 방침이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필립스 66의 주식 전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필립스 66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135.73달러로,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9.7%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추천 의견은 ‘보통 매수(Moderate Buy)’로, 8명의 애널리스트가 매수를, 5명이 보유를 권고하고 있다.

엘리엇이 과거에도 필립스 66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추가 투자로 인해 경영진의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필립스 66의 향후 구조 조정과 엘리엇의 압박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