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USDT)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 달러 등 실물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암호화폐다. 가격 변동성이 큰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USDT는 1달러에 고정된 가치로 설계돼 있어 시장 변동성을 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테더는 2014년 '리얼코인(Realcoin)'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후, 몇 달 만에 '테더'로 브랜드를 변경하며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테더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유동성 공급 역할과 가치 저장 수단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법정화폐를 디지털화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USDT의 1:1 가치는 예치된 준비금에 따라 유지된다. 테더는 발행된 USDT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법정화폐, 현금성 자산 및 기타 담보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한다고 주장한다. 기업과 사용자는 테더를 통해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변환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다만, 테더는 그간 준비금 투명성 논란에 휩싸이며 모든 USDT가 완전히 담보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기술적으로, USDT는 자체 블록체인이 아닌 기존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는 2층 구조의 토큰이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옴니 레이어(Omni Layer)에서 발행되었으나, 이후 이더리움(ETH), 트론(TRX), 알고랜드(ALGO) 등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사용 가능하게 확장됐다. 이러한 다중 체인 지원은 테더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디지털 자산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테더는 USDT 외에도 유로,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오프쇼어) 및 금에 연동된 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디르함(AED)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중동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테더는 여전히 시장에서 투명성 문제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있다. 미국 뉴욕 검찰총장은 테더의 준비금이 항상 100% 현금으로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테더는 이후 준비금 구성에 미국 국채, 기업어음, 암호화폐 담보 자산 등을 포함한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독립적인 전면 감사(audit)가 이루어진 적은 없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테더의 지급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테더의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USD코인(USDC), 다이(DAI), 바이낸스USD(BUSD) 등 경쟁 스테이블코인도 성장하며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USDC와 BUSD는 테더보다 더욱 투명한 감사 기준을 적용하며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
향후 테더의 지속 가능성은 규제 환경의 변화에 달려 있다.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가 시행되면서 테더의 유럽 내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테더가 규제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