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며 전체 시가총액이 2.5% 이상 감소해 7일(현지시간) 기준 약 3조 1,500억 달러(약 4,567조 5,000억 원)로 축소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1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꼽힌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31일 멕시코, 캐나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 명령을 발동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정의 중심에는 이더리움(ETH)이 있다. ETH는 24시간 동안 5% 하락하며 2,700달러(약 391만 5,000원) 선 아래로 밀려났다. 비트코인(BTC)도 1.3% 하락해 96,800달러(약 1억 4,036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SOL)는 6.3%, 도지코인(DOGE)은 6.5%, 카르다노(ADA)는 6% 각각 하락하며 약세장을 형성했다.
유동성 문제가 겹치면서 매도가 가속화됐다. 지난 24시간 동안 레버리지 청산이 2억 5,000만 달러(약 3,625억 원)에 달했으며, ETH 롱 포지션만 해도 3,275만 달러(약 475억 원)가 청산됐다. BTC 롱 포지션 청산 규모도 3,220만 달러(약 467억 원)에 달했다. 특히 바이낸스(Binance)에서는 ETH/USDT 포지션에서 259만 달러(약 37억 원) 규모의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은 미국의 1월 고용지표 발표다. 시장은 7일 발표될 이번 데이터에서 신규 일자리 증가가 17만 개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4.1%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칠 변수인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과 동일한 0.3%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과 월가가 주목하는 것은 실제 신규 고용 증가 폭이다. 시장 조사 기관 ‘코베이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1월 신규 일자리가 30만 개 이상 증가할 확률이 2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월가가 예상하는 17만 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높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적 지표도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을 의미하는 ‘TOTAL’ 지수는 현재 3조 1,100억 달러(약 4,510조 원)에서 지지를 시험하고 있으며, 만약 이 지지선을 확실히 깨면 50일 단순 이동평균(SMA)선이 위치한 2조 5,500억 달러(약 3,697조 5,000억 원) 수준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면 약 2조 2,500억 달러(약 3,262조 5,000억 원)까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
코인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35를 기록하며 ‘공포’ 영역에 머물고 있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크립토 존(Crypto Zone)’은 “현재 시장이 신중한 상태”라면서도 “과거 시장 회복 과정에서 공포 구간은 전략적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정이 일시적인 하락인지, 본격적인 약세장으로의 전환인지 시장은 긴장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