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 국경을 넘는 규제 조화가 필수

디지털 자산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규제 당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디지털 자산의 지속적인 성장과 리스크 관리, 규제 준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디지털 국채 발행 시험 프로그램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이 이어지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류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자산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금융 생태계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 중심지들은 빠르게 진화하는 산업에 맞춰 새로운 규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적절한 규제와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제 금융 센터들은 다국적·탈중앙화·민첩한 특성을 지닌 디지털 자산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의 규제 기관들은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FTX, 쓰리애로우즈캐피탈(Three Arrows Capital), 제네시스(Genesis)와 같은 기업들의 붕괴로 인해 발생한 시장 신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요 국제 금융 센터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 수가 급증했다. 일부 국가는 디지털 자산 기업의 신뢰할 수 있는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 규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법(VASP Act)**을 제정해 디지털 자산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23년 해당 법안이 시행된 이후, BVI는 80건 이상의 디지털 자산 기업 라이선스 신청을 접수했으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BVI는 금융범죄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금융수사국(Financial Investigation Agency)과 금융서비스위원회(Financial Services Commission)도 내부 디지털 자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특화된 분석가를 채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 기업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 국가 차원의 규제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제 협력과 글로벌 규제 조화가 없다면 디지털 자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건전한 시장 형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VASP 규제 기준은 글로벌 금융 시장이 디지털 자산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BVI는 FATF 카리브해 지역 기구의 주요 회원국으로서 이러한 흐름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MiCA)**은 회원국 간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를 통합하며, 금융 혁신을 수용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카리브해 국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해당 지역에서도 유사한 규제 통합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0월 열린 카리브 지역 준법감시 협회(CRCA) 컨퍼런스에서는 금융범죄 방지와 혁신적인 규제 모델 도입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지만, 신중한 규제 접근 방식을 통해 금융 범죄를 예방하고 불법 행위를 신속히 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제 시스템, 기술 인프라,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이며, 이는 단일 국가 차원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공유해야 할 자원이다. 적절한 기술적·제도적 지원 없이 마련된 규제는 실효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금융 범죄 대응 능력은 인공지능(AI) 및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크게 향상되고 있다. AI는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이는 동시에, KYC(고객신원확인) 및 금융범죄 탐지 작업을 보다 정교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기술은 금융기관의 준법감시 인력이 보다 복잡한 분석 작업과 규제 기관 간 협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AI가 금융 규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금융 서비스 업계의 종사자들은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하며, 기술의 발전과 무관하게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국이 단순한 규제 도입을 넘어 국제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카리브해 지역은 디파이(DeFi) 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금융 투명성과 높은 규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적절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마련되지 않으면, 카리브해 국가들이 매력적인 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으려는 노력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 기관, 규제 당국, 민간 부문이 협력해 지속적으로 규제 체계를 발전시키고, 기술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각국이 단순한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을 넘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 금융 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자산의 혁신적인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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