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규모가 12월 1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금 ETF를 추월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18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K33 리서치의 데이터에서 미국 내 비트코인(BTC) ETF가 1290억 달러의 순자산(AUM)을 기록하며 금 ETF를 앞질렀다. 이는 금 ETF가 같은 시점에서 보유한 자산 규모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K33 리서치의 연구 책임자 베틀 룬드(Vetle Lund)는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수치를 공개하며 "비트코인 ETF가 금과 경쟁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이번 수치가 현물 비트코인 ETF뿐만 아니라 선물 등 파생상품을 기반으로 한 ETF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추나스는 "모든 비트코인 ETF(현물, 선물, 레버리지 포함)의 총 AUM은 1300억 달러로 금 ETF의 128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물 비트코인 ETF만 따로 보면 금 ETF보다 여전히 50억 달러 적은 1200억 달러 수준이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으로 현물 비트코인 ETF가 처음 출시된 이후, 비트코인 펀드는 빠르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비트코인 ETF의 순자산은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강화되면서 약 50억 달러의 자금 유입이 발생한 결과라고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아머(Bryan Armour) 연구 책임자는 분석했다.
현재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비트코인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가 약 600억 달러에 이른다. 블랙록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IBIT는 지난 11월 자사 금 ETF인 아이셰어 골드 트러스트(IAU)를 추월한 바 있다.
비트코인과 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화폐 가치 하락 대비(debasement trade)' 전략의 일환으로,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JP모건은 10월 보고서를 통해 "2022년부터 지속된 구조적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장기적 인플레이션 전망, 주요 경제권의 높은 재정 적자 등이 금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비트코인은 금과 함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자산군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12월 16일 비트코인-금 비율(Bitcoin to Gold Ratio)은 비트코인의 구매력을 금과 비교하는 지표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ETF의 빠른 성장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의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33 리서치는 이러한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