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주식, 금리, 환율 등 금융 시장에서 트럼프 경제 정책의 수혜 종목에 거래와 투자가 집중되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시장 움직임을 가리킨다.
이러한 현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했던 올해 초와 유세 중 암살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7월 두드러졌으며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 해리스와의 대선 토론 이후에는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일반 여론조사에서 후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프리딕팃(Predictit), 폴리마켓 같은 온라인 예측 시장에서 트럼프 당선 우세가 나타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재개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접전 양상이 확인됐다.
지난 15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45% 대 42%의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탈중앙화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 당선 확률이 60.9%, 해리스 당선 확률이 38.9%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 소형주 종목, 달러 지수는 상승, 멕시코 페소, 미국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트럼프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이다. 올해 상장 후 여론조사와 예측시장 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이후 주가는 140% 이상 상승했다.
다른 수혜주는 이달 각각 18%와 10% 상승한 사설 교도소 운영업체 제오 그룹(Geo Group)과 코어시빅(CoreCivic)이다. 트럼프의 불법 이민 단속 정책이 구금시설 수요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중소형 기업 종목을 담은 '러셀 2000 지수'는 10월 10일 이후 4% 상승하며 2021년 말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경제 전망이 개선된 요인도 있겠지만, 낮은 세금과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소형 기업 중심의 지수가 상승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환율 시장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관세 부과 대상인 멕시코의 페소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멕시코 페소'는 트럼프의 새 관세 정책에 취약한 통화로 꼽힌다.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최고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멕시코 페소는 9월 고점에서 4% 가량 밀려났다. 같은 기간 중남미 통화 관련 MSCI 지수도 3% 하락했다.
토론토 결제 기업 '콜페이(Corpay)'의 최고시장전략책임자(CMS)는 "예측시장에서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달러-페소 거래쌍의 내재변동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와 금리 인상 가능성, 성장 지향적이고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있는 경제 정책은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로도 연결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를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9월 말 이후 3%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리스크로 받아들인 국채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장기물을 보유할 때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 정도를 가리킨다.
이는 트럼프의 세금 감면 정책이 예산 적자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보유에 대한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주 국채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측정하는 기간 프리미엄 지표는 7월 이후 처음 양수 전환했다.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가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던 암호화폐 시장도 최근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 10일 이후 12% 상승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 션 패럴(Sean Farrell)은 트럼프 당선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이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규제 리스크로 암호화폐에 적용되고 있는 할인율은 거의 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정부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을 채택할 가능성을 아주 적게라도 가격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서치중개업체 번스타인은 "트럼프 당선 시 비트코인이 9만 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5시 5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8000달러선을 두드리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05%p 금리인하와 이달 고용 지표 호조가 경제 낙관론을 크게 개선한 만큼 이러한 시장 반응을 트럼프 재선 가능성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시장 반응 중 일부는 예측시장에서의 트럼프 지지율 개선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워낙 강력한 경제 지표가 나온 만큼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2024년 11월 5일 화요일에 치러진다. 미국 60번째 대통령 선거이며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다. 미국 상원·하원·주지사 선거도 동시 진행된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