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FTX 설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의 전 연인이자 FTX 트레이딩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전 CEO 캐롤라인 엘리슨에 2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2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루이스 A. 카플란 연방 법원 판사는 FTX 사기 사건에 가담한 캐롤라인 엘리슨(Caroline Ellison, 29세) 알라메다 리서치 CEO에 24개월 징역형을 선고하고, 110억 달러의 자산 몰수를 명령했다.
판결에 따르면 엘리슨은 가족이 사는 보스턴 인근의 최소 경비 등급 교정시설에서 복역할 수 있다. 형기를 마친 후에는 3년간 보호 관찰을 받게 된다.
판사는 엘리슨이 FTX 창업자이자 전 CEO 샘 뱅크먼 프리드에 대한 정부 재판에서 핵심 증인이었던 점, 친분 관계로 인해 이용당한 부분이 있다는 점, 정부에 협조적인 태도로 뉘우친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FTX 사건이 미국 최대 금융 사기 중 하나인 만큼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이 정도로 심각한 사건에서 징역을 피할 수 있는 면죄부를 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2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연방법 위반죄이기 때문에 가석방 자격을 얻기 위해 최소 75%의 형량을 마쳐야 한다.
한편, 이날 FTX 전 CEO 사건을 담당했던 다니엘 사순 검사는 이날 공판 전 선고 양형에서 "뱅크먼-프리드와 달리, 엘리슨은 법무부와 자발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또 엘리슨의 증언이 뱅크먼 프리드의 유죄 판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지난해 FTX 전 CEO의 형사 재판에서 그가 외국 정부 관계자에 뇌물을 제공하려 한 사실, 고의로 대출기관에 허위 재무 데이터를 제공한 사실을 증언했다.
결국 FTX 전 CEO는 사기 등 7개 혐의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아 올초 25년형을 선고받앗으며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이다.
이날 공판에서 다른 관계자들도 뱅크먼-프리드와 달리 엘리슨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고, FTX 전 CEO는 추가 범죄를 막기 위해 높은 형량이 필요했지만 엘리슨은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라메다 전 CEO 측 변호사들은 "엘리슨이 뱅크먼 프리드로 인해 잘못된 길로 이끌렸고, 전 연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기에 가담했지만 FTX 붕괴 후 도덕적인 나침반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엘리슨은 선고 전 발언에서 "FTX와 알라메다의 전 고객들과 전 동료들, 친구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싶다"면서 "내가 끼친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뇌는 큰 숫자를 파악하는 데 서툴다. 2018년에는 누군가 '사기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말도 안 된다'고 했을 것"이라면서 "과정이 진행될수록 빠져나오기 점점 더 어려웠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복역을 위해 전 연방 교도소에 자진 출두하기까지 45일의 시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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