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첫 대선 토론에 하락 반응하고 있다.
대선 토론에 앞서 5만7700달러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이후 2% 가량 하락하며 5만6270달러로 밀려났다.
미 주식 선물과 달러 지수, 그리고 국채 수익률은 하락하고 엔화는 상승했다.
ABC뉴스 주관으로 진행된 90분간의 토론에서 양당 대선 후보는 정책과 리더십을 두고 격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아이'였던 자신이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데 방점을 두고 가계 세금 감면, 중소기업 공제 혜택 등을 약속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억만장자의 친구"라면서 초고액 자산가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과거의 유물"이라며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 대통령은 "미국인 80-90%가 자신이 집권했을 때 경제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유고브·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가 트럼프 집권 시절 경제가 좋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시장은 해리스가 대선 토론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했다. 폴리마켓 여론조사에서는 참자가 98%가 카말라 해리스가 대선토론에서 승리했다고 답했다.
예측시장에서도 해리스 당선 확률이 올라갔다. 대선 토론 전에는 트럼프가 5%p 가량 앞섰지만, 이후 3%p의 등락이 엇갈리면서 양측이 49%의 동률을 보였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유동성 공급업체 '오빗 마켓(Orbit Markets)'의 공동창업자 캐롤라인 모론(Caroline Mauron)은 블룸버그에 "시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이겼다고 평가했다"면서 "특히 초반 암호화폐가 이를 반영하면서 약간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1월 대선까지 55일이 남은 가운데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자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했던 트럼프는 암호화폐 유권층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발언하는 등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강제집행으로 일관했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SEC)을 해고하고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보호하겠다고도 발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캠프 고문을 통해 "보호 장치를 두고 산업 성장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암호화폐 문제에 대해 대부분 침묵을 지키고 있어 기존 정부의 산업 억제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기고 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양당 후보자 모두 암호화폐나 비트코인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친(親) 암호화폐 인사를 선출하기 위해 2억200만 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조성하는 등 업계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대선 토론에서는 경제, 우크라이나 전쟁, 낙태 등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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