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거래소 백트(Bakkt)가 야심차게 개장했지만 거래량 및 비트코인 가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3일 오전 9시 2분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 첫 거래가 10,115달러에 성사됐다. 이날 오후 4시 51분 현재까지의 거래 규모는 18개, 마지막 거래가는 9,972달러를 기록했다.
연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비트코인(BTC)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백트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기는 커녕 함께 부진을 겪는 모양새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67% 하락한 9,94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1일 가격 변동 추이
암호화폐 분석가 조셉 영(Joseph Young)은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 출시 첫날, 거래량이 생각만큼 터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올해가 가기 전에 백트가 정식 출범한 것 자체가 호재"라고 평가했다.
백트는 여러가지 면에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먼저,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가 출범하는 거래소로 주목을 받아왔다. ICE의 시가총액은 520억 달러(약 62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투자사 및 파트너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판테라 캐피탈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백트는 경쟁사인 CME(시카고상품거래소)나 CBOE(시카고옵션거래소)와 달리 계약 만료시 달러(현금)이 아닌 비트코인 실물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따라서 거래 참여를 위해서는 실물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고,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왔다.
다만 백트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한 편이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렉스 크루거(Alex Kruger)가 트위터를 통해 "백트가 성공적으로 론칭될지 아니면 실패할지 물었더니 51:49로 팽팽히 맞섰다"고 말했다. 긴 암호화폐 시장 침체와 맞물리며 여러 이벤트들이 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탓에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 또한 위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장기적 호재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백트 비트코인 선물 거래 서비스 출시가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가격 상승장을 견인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던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금융기관이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