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지만 유입 자본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수석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15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홍콩 암호화폐 현물 ETF 시장에 많은 자금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250억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추정치를 본 적이 있다"면서 "실상은 5억 달러(6990억원)만 유입되도 다행"이라고 밝혔다.
에릭 발츄나스는 "홍콩 ETF 시장은 500억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면서 "공식적으로는 중국 투자자는 암호화폐 ETF를 매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계 '화하펀드운용사(华夏基金管理公司, China AMC)' ▲하베스트 글로벌 ▲보세라·해시키 등 홍콩에서 ETF 출시 승인을 받은 금융기관들의 규모도 크지 않다면서 "블랙록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는 아직 참여하지 않았다"고도 짚었다.
ETF 전문가는 홍콩 암호화폐 현물 ETF가 1~2%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할 것을 예상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현재 0.25%의 낮은 운용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는 "현지 기본 생태계가 유동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넓은 스프레드와 프리미엄 할인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미국 ETF와 같은 저렴한 수수료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릭 발츄나스는 "물론 투자할 공간이 더 많이 생긴다는 건 비트코인에는 확실히 긍정적인 것"이라면서도 "단지 미국 시장에 비해서는 소꿉장난(child's play)에 불과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월 11일 거래를 시작한 이래 125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총 562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누적 거래량은 2119억 달러 상당이다.
규제 허가를 받은 홍콩 암호화폐 ETF의 정확한 출시 시기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두바이 컨퍼런스와 겹치지 않도록 다음주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홍콩 암호화폐 ETF 시장 개방이 효과적인 투자 채널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암호화폐 마켓 애널리스트 제이미 쿠츠는 (X)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채굴을 금지했지만 현지 해시율이 상승한 이유는 현지 투자자의 자본 통제 우회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홍콩 암호화폐 현물 ETF 승인은 억눌린 투자 수요를 열어주는 또 다른 채널"이라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업체 QCP캐피털은 코인데스크에 "암호화폐 익스포저를 원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아시아 기반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당 소식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단계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아직 승인하지 않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홍콩에서 먼저 출시된 점이 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달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최종 결정을 예정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심사 당시와 달리 당국과 예비 발행사 간 접촉이 적을 뿐 아니라 이더리움 재단에 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부정적인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반려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시아 디지털 자산운용사 메탈파(Metalpha)의 최고경영자 아드리안 왕은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채굴주, ETF와 같은 투자 대안이 없었던 만큼 이번 ETF 상품이 더 영향력 있고 중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통화청 당국자 출신인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TRM 랩스'의 수석 정책 고문 안젤라 앙도 "홍콩이 미국보다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결정했다"면서 "홍콩이 선도적인 암호화폐 허브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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