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은 전통 금융권 내 암호화폐 파급력을 제한하기 위해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량 공시 요건을 협의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은행 규범을 결정하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이달 4일과 5일 양일 간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과 은행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양한 정책과 감독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붕괴 원인과 규제 및 감독 대응 방식 및 개선점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를 토대로 암호화폐 공시 요건 수립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올해 3월 발생한 은행 대란은 규모와 범위 측면에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시스템 전반의 은행 스트레스 상황이었으며 암호화폐도 이를 촉발한 도화선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전통 금융 위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구조적 흐름으로 ▲암호화폐의 빠른 부상 ▲비은행 금융 중개 부문의 성장 ▲대규모 예금 인출을 가능하게 한 신속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거론했다.
지난 3월 12일 문을 닫은 시그니처 은행에 대해 "암호화폐 산업 예금 연관성 및 의존도가 가진 위험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경영진은 암호화폐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자금 인출을 촉발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바젤 위원회는 "은행의 암호화폐 노출에 관한 일련의 공시 요건을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신규 공시 요건을 통해 작년 12월 발표된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자문 보고서도 조만간 발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 암호화폐 산업을 지원한 시그니처 은행과 실리콘밸리 은행이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붕괴하면서, 은행 감독 당국들은 은행의 암호화폐 노출 수준을 파악해 은행권에 대한 암호화폐 영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 은행 감독 당국이 참여해 은행 규범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앞서, 무담보형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방어하기 위한 '금지적인 자본 제약 요건'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