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로힛 시파히말라 테마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규제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이 산업의 규제 환경에는 아직까지 불확실한 리스크가 많다"며 "이 속에서 거래소 사업 등을 영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덧붙였다.
테마섹의 이런 입장은 이미 한 차례 투자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FTX 거래소 파산 당시 테마섹은 2억7500만달러(한화 약 3562억6250만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테마섹은 FTX 거래소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던 내부 인력들에 대한 보상과 급여 등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삭감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싱가포르 부총리가 직접 "실망이 크다"라고 밝혔던 만큼, 앞으로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재무장관은 FTX발 여파로 테마섹이 입은 손실을 두고 "실망스럽고 피해가 크다"며 금전적 손실 외 테마섹의 평판 훼손을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내부 프로세스 재정비도 이루어졌다.
이밖에 테라폼랩스나 쓰리애로우캐피털(3AC) 문제도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던 만큼 암호화폐 업계 자체에 대한 직접 투자는 경계하는 모양새다.
한편 테마섹은 싱가포르 재무부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펀드회사로 싱가포르 내 여러 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자산 거래 지원을 위한 기술 방안의 일환으로 DBS와 JP모건 등과 함께 블록체인 실험에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