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위한 규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24시간 동안 암호화폐 시장이 두 차례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2만5000 달러를 밑돌며 3개월 최저 수준까지 내렸갔던 비트코인은 2만6000 달러선을 돌파하며 3%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오전 한때 5% 가량 상승하며 주간 최고점인 2만6369 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약 4.5%의 상승 움직임을 보이며 이번주 초 3월 중순 이후 처음 깨진 1700 달러선을 회복했다. 현재 전일 대비 3% 오른 1716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기소에 폭락했던 상위권 암호화폐들도 큰 회복세를 보였다.
솔라나(SOL)는 7% 이상 상승했다. 카르다노(ADA), 폴리곤(MATIC), 알고랜드(ALGO)는 각각 3.5%, 3%, 4.1% 상승했다.
SEC 규제 조치와 연준 금리 인상 기조에 무너졌던 시장은 15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살아나고 있다.
캐나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3iQ의 연구 책임자인 마크 코너스는 코인데스크에 "이 시점에서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것은 SEC의 법적 조치에 맞서 업계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반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이 제안한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에서 코인베이스는 관련 비트코인의 수탁 기관 역할을 맡는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SEC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연이어 소송을 제기해 많은 혐의에 있어서 두 거래소를 한 가지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록는 코인베이스와 SEC의 규제 대상인 현물 비트코인 신탁 작업을 추진함으로써 두 거래소의 연결성을 끊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신청은 수탁, 유동성, 가격 모니터링에 대한 명확한 프로세스를 제시하여 코인베이스의 사업 전망과 업계 채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코인베이스와 업계에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노엘 애치슨은 "SEC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승인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록은 승인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10조 달러 이상인 블랙록의 신청을 당국이 쉽게 다룰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블랙록의 신청서에 비트코인 시장 조작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거래소 간의 감시 공유 계약(surveillance-sharing agreement)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다른 신청자 대비 더 나은 조건이라고 평했다.
감시 공유 계약은 시장 거래 활동, 청산 내역, 고객식별 등 정보 공유를 통해 시장 조작을 적절히 방어할 수 있다.
블랙록이 제출한 19b-4 서류 36페이지에는 "시장 조작 리스크를 완화하게 위해 나스닥(NDAQ)을 도입해 비트코인 현물 거래 플랫폼 운영업체와 감시 공유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