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 중 8%만이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공개된 CNBC의 '전미경제설문조사(All-America Economic Survey)'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진 응답률이 8%에 그쳤다. 지난 3월 기록인 19%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설문조사는 FTX 붕괴 이후 시점인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미국인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5%포인트다.
지난해 유동성 장세에 새로운 자산 유형으로 부상했던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과 참여 수준은 올초까지 긍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과거에 암호화폐 투자·거래·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률은 지난 3월 16%에서 24%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 5월 스테이블코인 테라,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하면서 미국 투자자의 암호화폐 인식이 급격히 악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는 지난 3월 25%에서 11월 말 43%로 급증했다. 중립 의견을 가진 응답자도 31%에서 18%로 줄었다.
전체 응답자는 43%, 암호화폐 투자자는 42%가 암호화폐에 대해 '다소', 또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자 중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률은 17%인데 비해, 비(非) 암호화폐 투자자의 해당 응답률은 47%로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응답자 과반 이상은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암호화폐 투자 여부와 상관 없이 주식이나 채권처럼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응답자 중 53%는 '주식, 채권과 '같은 수준'이나 '더 강한 수준'으로 암호화폐를 규제·감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 금융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율은 전체 응답자에서 21%, 암호화폐 투자자에서 16%를 차지했다.
한편, 거시경제 정책 변화로 시장 유동성이 빠지면서 암호화폐뿐 아니라 주식 시장 같은 위험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설문조사에서 '주식 투자 적기'라고 답한 응답률은 전기 대비 2%p 내린 26%로, 설문조사가 진행된 지난 15년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투자하기 나쁜 시기'라는 응답률은 51%로, 최근 두 번의 설문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을 지낸 브라이언 브룩스 비트퓨리 CEO는 최근 행사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90% 소매 시장이기 때문에 개미 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일 동안 매일 월스트리트저널 1면에 실린 FTX 기사를 접했다면 상대적으로 최근 진입한 투자자들은 겁을 먹게 되기 때문에 유동성은 이전보다 줄어들고 투자 의지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