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은행 산업의 블록체인 도입 현황과 도전과제, 기대 효과 등을 다룬 새 보고서를 내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맥킨지 보고서는 시중은행이 투자은행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더딘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잠재적인 기술 혜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자인 매트 히긴슨(Matt Higginson)은 시중은행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 부딪히는 문제로 소비자 금융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와 ‘젤(Zelle)’과 같은 성공적인 대안 결제 서비스의 등장을 짚었다. 블록체인과 연결되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기술을 도입하는 데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투자은행들은 채권 발행부터 결제 처리까지 더 과감하게 여러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킨지는 시중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경우, 개선될 영역으로 송금 결제 처리, 고객확인절차·사기 방지와 같은 규제 업무 관리, 신규·기존 고객에 대한 금융 리스크 평가 절차 등을 언급했다.
은행 산업이 받는 비용 절감 압박도 블록체인 도입을 재촉하고 있다. 매트 히긴슨은 “특히 선진 시장에서는 비용 절감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맥킨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국경 간 결제 부문에서 연간 40억 달러를 아낄 수 있으며, 고객 온보딩(on-boarding) 관련 운영비를 연 10억 달러가량 추가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사기로 발생하는 연 손실 90억 달러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와 기술 이해도 향상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기업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맥킨지는 "예전에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암호화폐를 구입하지 못하게 할 방안 등을 문의했지만, 현재는 블록체인으로 사업을 혁신할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소매 금융에서 소비자 행동 패턴을 바꾸는 일, 경쟁이 치열한 금융 산업에서 은행 간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 또한 블록체인이 대규모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문제들이라고 짚었다.
또한 "블록체인 신원 확인 시스템을 갖추면 대출 심사 등 은행 업무 처리에 더욱 효과적이겠지만, 에퀴팩스(Equifax)처럼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던 중앙화된 기관에서 블록체인으로 작업을 옮겨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시중은행이 법정화폐-암호화 자산 간 전환을 더 수월하게 하여 이러한 전환 시 고객이 손실 리스크를 떠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명확한 규제 환경도 블록체인 기술을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